탐정사무소 의뢰비용, 저렴함 보단 정직함으로 선택

by 꿈꾸는철편72 posted Apr 24, 2026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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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들의 수학여행. 호텔 객실​아들이 수학여행을 갔다.처음으로 친구들과 떠나는 제주 여행.사진 좀 보내라고 그렇게 일렀거늘,여행 내내 감감무소식이다가돌아오기 전날 밤이 되어서야 전화가 왔다.​들뜬 목소리로 숙소 자랑을 한다.평소 가족여행 때 가던 곳과는 다른,럭셔리한 호텔이라며 연신 신이 났다.​그러다 통화 중에 사진 하나를 툭 보냈다.“히야, 웬일이래. 사진을 다 보내네.”엄마, 아빠, 누나가 단톡방에 모여들었다.​아빠는 말한다.“뭐야, 방 사진이잖아. 아들 탐정 사진은 없어?”누나는 사진을 확대해서거울에 반쯤 비 친 동생을 찾아냈고,엄마는 한술 더 떠바닥에 널브러진 옷가지와 물건까지 확대해 본다.​친구들과 어떤 시간을 보내고 있을지,그 작은 단서라도 찾고 싶어서사진 속 바닥까지 샅샅이 훑으며 탐정이 된다.​그러다 문득. 현타라는게 왔다.아들 사진 한 장에 이렇게까지 할 일인가 싶어서.​남들은 가는 곳마다 인증샷을 찍어 보낸다던데우리 아들은 왜 이렇게 사진이 귀한 걸까.정말 ‘귀한 사진’이다.숨은그림처럼 거울에 비친 탐정 우리 아들 사진.​얼마 전, 3학년이 되고 처음으로담임 선생님과 위클래스 선생님. 두 분과 상담을 했다.​담임선생님은.친구들과 잘 어울리고, 리더십도 있고,때로는 과묵하고, 때로는 활발하게 자기 역할 잘 하고 있다고 한다.​위클래스 선생님은 성격 검사한 걸 토대로 심도 있게 상담을 해주셨다.센스 있고, 소통 잘하고, 친화적이고, 공감 잘 하고, 협력 잘 하고따뜻하고 신중하다.라고 나왔다고 한다.​그 말을 듣는 순간,묘한 배신감이 들었다.‘대체 학교에서는 탐정 어떤 모습인 거야.’‘내가 너를 모르는 건가.’​집에서는 아직도 입 내밀면 뽀뽀해 주는,몸뚱이만 커버린 우리 아가인데.학교에선 얼마나 가오를 잡고 다니는 거야.​너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걸까.아니면 붙잡고 놓아주지 못하는 걸까.​아마 아들은, 자기만의 세상을 만들어가고 있는거겠지.집에서는 여전히 어린 아들이고,밖에서는 친구들과 어울리며또 다른 모습으로 살아가는 중인 것.​사진을 안 보내는 것도비싸게 구는 게 아니라,그저 지금은 친구들과의 시간이 더 중요한 탐정 나이라서 일지도 모른다.​그렇게 생각하니조금은 마음이 놓인다. 여전히 서운하긴 하지만.​그래도 한 가지는 분명하다.밖에서는 잘 자라고 있고,집으로 돌아오면 아직도 나에게 안기는 아이.​그 사이 어딘가에서조금씩 멀어지고, 또 단단해지고 있는 중이겠지.​나는 아들과의 시간이 늘 목마르다.그래서 가끔은학교에 CCTV라도 달아서일거수일투족을 다 보고 싶은 마음이 든다.​물론, 그건 안 되는 거지만.마음은 언제나 아들 스토커,아들 바라기 엄마이다.내 마음속에 아들.​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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